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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증과 서명

미국생활에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 중의 하나는 아마도 공증(Notarization)일 것이다. 예컨대, 교통사고후에 보험회사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면책양식(Release Form)에 서명을 요구할 때 보험회사는 공증해서 보낼 것을 요구한다. 또한 미국의 법원이나 정부기관에 청원과 관련하여서도 공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우리는 은행이나 학교 등 주위에서 쉽게 공증인(Notary Public)을 찾을 수 있다. 이들 공증인의 역할은 서류상의 서명자가 그 서류에 서명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즉 공증할 서류와 자신의 신분증만 가져가면 무료로 공증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이 공증인 앞에서 직접 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공증은 좀 다르다. 공증인은 아무나 될 수 없고 오직 합동법률사무소만이 공증자격을 갖는다. 따라서 사문서는 공증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준공문서화되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문서의 증명력이 공문서수준에 도달한다. 미국과는 달리 단순히 서명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문서 전체를 검토하여 내용의 진정성을 증명함으로써 문서의 신뢰성을 높인다. 그래서 공증된 문서는 공문서와 같이 취급받는다.

미국과 한국에서 공증인의 차이는 무엇을 증명하는가에 있다. 미국의 공증인은 서명자의 서명이 진정하다는 것을, 한국에서는 본질적인 문서내용의 진정성을 확인한다. 그러므로 이민수속과 관련하여 필요한 서류를 미국에서 공증한다고 해서 문서의 내용이 더 확실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로지 그 서류에 서명한 사람이 진짜임을 공증인이 확인해줄 뿐이다. 문서내용의 진실문제는 별도의 증명(Verification)과정을 통해서 가능하고 만약 거짓이 있을 경우 법원으로부터 위증의 벌을 받게 된다.

이런 미국의 공증문화는 서명(Signature)에서 비롯된 것 같다. 서명의 위조가능성 때문에 서명의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문화는 서명보다는 도장이었다. 특히 인감이라는 절차를 통해 어느정도 위조의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두 나라의 공증문화의 차이는 서명과 도장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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